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Layer2 기술은 오랫동안 핵심적인 대안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비롯한 Layer2 솔루션의 성장과 함께, 온체인 구조와의 불균형이 심화되며 하드포크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Layer2 기술의 한계와 온체인 변화 요구 간의 갈등 구조를 살펴보고, 이 충돌이 하드포크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확장을 위한 우회로, 그러나 정면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비트코인은 설계 초기부터 확장성과 탈중앙성 사이의 균형 문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초당 7건 내외의 트랜잭션 처리량은 글로벌 화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명백한 한계를 보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Layer2'라는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Layer2는 본래 블록체인의 확장성을 확보하면서도, 기존의 탈중앙화·보안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목표로 설계된 기술적 우회로였습니다. 이러한 Layer2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라이트닝 네트워크입니다. 라이트닝은 사용자가 서로 결제 채널을 개설하고, 이 채널 내에서 오프체인 거래를 진행한 후, 최종 상태만을 온체인에 기록함으로써 처리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구조를 가집니다. 이론적으로는 비트코인 블록체인 본체를 변경하지 않고도 확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실사용에서는 여러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완성된 구조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채택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UX 복잡성, 채널 유동성, 보안성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으며, 특히 블록체인 초심자나 일반 소비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사용자들은 여전히 온체인 트랜잭션을 선호하거나, Layer2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커뮤니티 구성원과 개발자들이 온체인 구조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블록 크기의 확대, 블록 생성 주기의 조정, 수수료 구조의 개편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는 소프트포크로는 구현이 어려워 결국 하드포크라는 수단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즉, Layer2를 통해 회피하려 했던 구조적 문제들이 여전히 온체인에서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으며, 이러한 비대칭은 커뮤니티 내부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Layer2의 구조적 원리, 한계, 커뮤니티 반응을 정리하고, 이러한 기술적 분산이 하드포크로 이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를 면밀히 분석합니다.
Layer2 기술 발전이 오히려 하드포크를 자극하는 구조
Layer2는 블록체인의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도 처리량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지만, 그 성장은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로만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Layer2의 도입은 온체인 구조의 개선 논의를 지연시키고, 그로 인해 기술적 병목이 누적되면서 하드포크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습니다. 첫째, 온체인 공간에 대한 의존성 문제입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포함한 대부분의 Layer2 솔루션은 최초 채널 개설 및 종료 시 반드시 온체인 기록을 요구합니다. 이로 인해 온체인 수수료가 높아질 경우 Layer2의 채택은 오히려 저해됩니다. 2025년 기준, Ordinals 및 NFT 유사 기능들이 온체인 공간을 차지하면서 수수료가 급등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용자는 채널 개설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구조적 병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병목은 결국 온체인 수수료 구조의 개편 또는 블록 크기 조정을 요구하게 되며, 이는 소프트포크로 구현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하드포크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술적 의존성과 구현 복잡성의 문제입니다. Layer2는 기능 구현을 위해 복잡한 스마트 계약, 노드 간의 동기화, 유동성 네트워크 구성 등을 요구합니다. 이는 개발자 및 노드 운영자에게 높은 기술적 부담을 주며, 오류 발생 시 복구가 어려운 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라이트닝 지갑 간 호환성 문제, 채널 유실에 따른 자금 손실 우려 등으로 인해 실질적 채택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티에서는 '더 단순하고 온체인 중심적인 구조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다시 하드포크를 통한 구조 개편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셋째, 생태계 내 파편화 문제입니다. Layer2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다양한 프로토콜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라이트닝 외에도 Liquid Network, Ark, Fedimint 등 다양한 Layer2 구조가 제안되고 있으며, 각기 다른 구조와 표준을 따르기 때문에 네트워크 전체의 일관성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노드 운영자와 개발자 입장에서 유지보수 부담을 증가시키고, 사용자에게는 혼란을 유발합니다. 이처럼 파편화된 Layer2 생태계는 온체인 규격을 통합하고자 하는 강력한 요구를 발생시키며, 이 역시 하드포크를 통한 프로토콜 재정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넷째, 철학적 갈등과 커뮤니티 이념의 충돌입니다. Layer2는 본질적으로 온체인 구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철학에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새로운 중앙화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이트닝 허브 노드의 집중화 현상, 채널 자금 이동의 비대칭성, 거래 추적 가능성 확대 등은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인 탈중앙성과 투명성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은 다시금 원론적 비트코인 구조로 돌아가자는 보수주의와, 기능적 확장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체인을 만들자는 진보주의 간의 갈등을 야기하며, 이 갈등의 분출구로서 하드포크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은 결국 단일한 체인 구조 안에서 해소되기 어렵고, 커뮤니티 내 철학·기술·운영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체인을 만들려는 흐름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개발자 그룹은 'OnChainMax'라는 실험적 체인을 통해 Layer2 없는 순수 온체인 확장 구조를 테스트 중이며, 이는 현실화될 경우 실질적 하드포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회는 한계가 있다, 구조적 해법은 결국 하드포크일 수 있다
Layer2는 블록체인의 확장성을 확보하려는 기술적 시도 중 가장 널리 수용된 해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해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일부 문제는 심화시키기도 합니다. 특히 사용자 경험, 수수료 문제, 노드 운영 구조, 기술 복잡성, 생태계 파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Layer2는 온체인의 변화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모델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은 단순한 불만의 표출이 아니라, 비트코인의 철학과 방향성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Layer2로 회피하면서 기존 체인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기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설계해 나가야 하는가. 후자의 길은 하드포크라는 기술적 결단을 필요로 하며, 이는 단지 기능의 분기가 아닌, 철학과 전략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하드포크는 위험을 동반하지만, 설계된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오히려 기술 진화를 위한 유연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Layer2에 피로감을 느낀 사용자와 개발자들은 보다 단순하고 확장 가능한 온체인 중심 구조를 원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구조적 논의는 이미 진행 중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논의가 감정적 충돌로 번지지 않고, 기술적 타당성과 커뮤니티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론적으로, Layer2는 비트코인의 중요한 진화였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 우회로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우리는 정면으로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하며, 그 설계는 하드포크를 통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우회에서 전환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략적 사유의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