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리모델링은 단순한 시공이나 인테리어가 아닌, 시간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정교한 작업입니다. 이러한 리모델링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며, 이들의 시선과 경험은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본 글에서는 실제 폐가 리모델링에 참여한 건축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폐가의 구조적 문제와 설계 방향, 리모델링의 철학, 그리고 현장에서의 어려움과 보람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전문가의 목소리를 통해 리모델링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보시기 바랍니다.
현장의 목소리로 들여다보는 폐가의 재탄생
폐가는 단순히 오래되고 낡은 건축물이 아닙니다. 수십 년의 세월을 견디며 방치되었던 공간은 누군가의 기억을 품고 있고,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폐가 리모델링은 건축을 넘어선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완성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설계자, 구조 기술자, 시공 전문가, 자재 컨설턴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과정 속에서 하나의 폐가는 다시 집이 되고, 상업 공간이 되며,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는 장소로 재탄생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랜 시간 폐가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다뤄온 한 건축 전문가를 인터뷰하였습니다. 그는 15년 넘게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수십 채의 폐가를 되살려낸 경험이 있으며, 특히 오래된 한옥 구조와 콘크리트 폐건물의 구조 재해석에 있어서 탁월한 시공성과 설계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가 현장에서 실제로 마주했던 문제와 선택, 그리고 그 안에서 얻은 철학과 교훈을 중심으로 풀어보았습니다. 그는 인터뷰 서두에서 폐가 리모델링을 단순한 재건축이나 보수 작업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겉은 낡아 있지만 구조나 공간 배치가 매우 탄탄한 폐가도 있으며, 반대로 겉모습은 멀쩡해 보여도 내부는 완전히 무너진 경우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폐가 리모델링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문제를 정확히 찾아내고, 그것을 적절하게 해석하여 새롭게 구성해내는 창조적인 작업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전문가가 바라보는 폐가란 무엇일까요. 그는 폐가를 마주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그 건물이 어떤 시간을 지나왔는지라고 말합니다. 구조를 보기 전에, 자재를 확인하기 전에, 그 건물이 어떤 시대에 지어졌고 어떤 사람이 살았으며,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사용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과정이 있어야만 리모델링이 단순한 변형이 아닌, 존중과 재해석의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이 그의 철학입니다. 리모델링의 첫 걸음은 도면이 아니라, 이해라는 말을 그는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도전과 선택의 기록
인터뷰는 실제로 그가 수행했던 폐가 리모델링 사례 몇 가지를 중심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는 강원도에 위치한 80년 된 목조 폐가였습니다. 이 건물은 기초는 튼튼했지만, 지붕이 완전히 내려앉아 내부 공간이 거의 붕괴된 상태였습니다. 그는 이 집을 보고 처음에는 철거를 권유하려 했지만, 의뢰인의 간절한 요청과 공간에 담긴 가족의 기억을 듣고, 리모델링을 선택했다고 말합니다. 이 사례를 통해 그는 폐가 리모델링의 핵심은 기술 이전에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지붕을 전면 해체하고 새로운 목재 보를 설치하는 구조 보강 작업이 핵심이었습니다. 기존의 기둥 중 일부는 사용이 가능한 상태였기에 보존하고, 손상된 부위는 최소한의 보강을 통해 원형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폐가 리모델링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결정은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에 있다고 말합니다. 전체를 새로 짓는 것이 더 쉬운 경우도 있지만, 그럴 경우 이 공간의 기억이 사라지기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도시 한복판에 있던 콘크리트 구조 폐건물을 재해석한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70년대 상가주택이었고, 30년 이상 비워져 있던 공간이었습니다. 그는 이 건물을 게스트하우스 겸 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했으며, 내벽을 모두 철거하고 내부는 목재와 철재를 결합한 복합 구조로 재구성했습니다. 외벽은 기존의 흔적을 일부러 남겨두었고, 그것이 공간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현장에서 가장 많이 마주하는 어려움 중 하나로 법적 규제와 예산 문제를 꼽았습니다. 폐가는 대부분 용도지역의 제한이나 노후도 기준 등 행정적인 허들이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공사 도중 예기치 못한 구조 결함이나 자재 수급 문제로 인해 예산이 급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기 설계 단계에서 유연한 예산 구조와 플랜 B를 마련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폐가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뢰인의 진정성이라고 말합니다. 공간을 대하는 태도가 분명한 사람일수록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으며, 기술이나 자본이 부족하더라도 공간에 대한 애정과 철학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완성도 높은 리모델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동안 함께한 수많은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작은 폐가를 손수 고친 가족의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그 공간은 전문가의 설계보다 더 감동적인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것이야말로 폐가 리모델링의 진정한 본질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기술을 넘은 철학이 공간을 만든다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폐가 리모델링이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한 공간을 마주하는 태도이며, 그 공간에 담긴 시간과 감정을 읽어내고, 그 위에 새로운 삶을 겹쳐 놓는 예술에 가까운 작업입니다. 특히 오래된 건축물은 그 자체가 이미 한 시대의 문화와 생활 방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완전히 바꿀 것인지, 일부를 유지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단순한 경제적 논리가 아니라, 공간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는 말했습니다. 리모델링이란 ‘시간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이며, 폐가는 그 만남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이라고. 폐가는 낡았기에 위험할 수 있지만, 동시에 낡았기에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폐가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공간은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영영 잊히기도 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구조 기술이나 설계 방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공간을 대하는 마음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의 언어는 단순한 기술적 조언을 넘어서, 공간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어떻게 다시 사람을 바꾸는지에 대한 통찰로 이어졌습니다. 리모델링이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진심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 그것이 가장 단단한 구조이고, 가장 오래 남는 마감재일지도 모릅니다. 폐가를 바라보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먼저 그 공간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문가가 그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주는 동반자라면, 그 공간은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기술은 수단이고, 철학은 방향입니다. 폐가 리모델링의 본질은 바로 그 방향을 잃지 않는 데에서 출발합니다.